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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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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 린다 왓슨 당신이 이 글을 어떤 경로로 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하트 무늬가 새겨진 작은 상자 안에서 찾아낸 거라면 축하해! 아마 네가 이 글을 읽는 첫 번째 독자일 거야. 딱히 남들이 읽기를 바라고 적은 건 아니지만, 아예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우연히 이 노트를 찾아서 내 이야기를 접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일인 것 같아. 내가 절대 만날 일 없는, 만나지도 못할 사람과 개인적인 유대가 이어진 기분이랄까? 하지만 당신이나 내가 당장 내일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남은 하나는 결코 그 사실을 알 수 없겠지. 그건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야…. 아무튼, 나는 내 모든 이야기를 이 노트에 적어두었어. 그러니 내가 죽는다 해도 네가 살아있는 동안은 나도 너의 기억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셈이지. 이것을 적으며..
무서운 이야기 - 발레리나 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는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녀는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두게 되었고, 항상 투병하며 병석에 누워 고통스럽게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도 더 춤을 추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어머니는 모든 의학적인 방법으로 그녀를 치료할 가망이 없자, 마침내 한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돈을 받고 부적을 한 장 써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어느 날 밤에 어머니는 딸의 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방 문틈으로 살짝 엿보니, 딸이 일어나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뛰기도 하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있었기 때문인지 동작은 부자연스러웠지만, 어머니는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어머니는 그런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무서운 이야기 - 6살때 죽은 내 딸 Sam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반적인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고, 아마 마침내 미친 게 틀림없다. 내 아내는 출산 중에 죽었다. 그녀는 우아하고 재미있었으며 지적이고 완고하기도 했다. 난 그녀를 잃었지만, 그녀는 대신 우리의 딸을 남겨줬다. 내 딸 Sam.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진실하고 완벽하게 순수한 내 소중한 아내를 앗아갔다는 이유로 난 Sam을 미워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죽은 아내가 그건걸 원하진 않을 테니까. 내 아내는 우리의 하나뿐인 자식이 증오로 망쳐지는 걸 원치 않았을 거다. 이 이야기는 슬픔에 관한 얘기는 아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충격에 관한 얘기도 아니다. 이 이야기는 훨씬 더 끔찍한 이야기이다. 내 딸은 활..
무서운 이야기 - 분실물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물건을 자주 잃어버려서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이 늘 걱정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매일 아이가 물건을 잃어버릴 때마다 아이의 메모장에 오늘의 분실물이라고 적어주었다. 엄마는 메모장을 보고 "오늘은 3개나 잃어버렸어?"라며 한숨을 쉬었다. 어느 날, 아이는 소지품을 1개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선생님은 무척 기뻐했고, 크게 칭찬했다. 아이는 엄마한테 빨리 알리고 싶어서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던 것일까. 신호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횡단보도를 뛰어나가다 트럭에 치였다. 아이는 즉사. 그런데 매우 신속하게 경찰이 출동해 시체의 떨어져 나간 부분들을 찾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머리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게 부모님은 아이의 장례식을..
무서운 이야기 - 인육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들은 당신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다. 일단 정답은 '인육'이다. 일단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사람이라면 말이지. 당연히 의아할 것이다. 당신은 인육이라는 단어를 보고 혐오감 내지는 구토감을 느꼈을 테지. 하지만 생각해보라. 애초에 '맛있는 음식'에서 '맛있다'라는 감각은 무엇일까? 바로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것을 섭취했을 때 느끼는 감각'이다. 단 것과 고기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낀다. 또한 짭짤한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왜일까? 바로 몸이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가장 풍부한 음식은? 인육이다! 필요한 모든 구성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는 완전한 식품이다! 당신의..
무서운 이야기 - 집들이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내 집을 장만했다. 원래 이 집은 재건축 대상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건물이 꽤 오래되고 일조량이 좋지 못하지만, 주변에 비해 저렴하여 살 수 있었다. 사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 조금 의심스럽긴 하다. 그런데 이사하고 며칠 후부터 방에서 종종 벽을 두드리는듯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쿵.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워낙 오래되고 건물이라 방음이 잘 안되는 것 같아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이사하고 첫 주말. 친구가 집들이 겸 놀러 왔다. 오후 내내 집에서 술도 마시고 얘기도 하며 놀고 있는데 갑자기 또 소리가 났다. 쿵. 나는 이미 익숙해져 있던 터라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친구는 아무래도 소리가 거슬리는 것 같았다. "방금 뭐야..
무서운 이야기 - 쟤 몸에 들어가면 안 돼 나는 열심히 뛰어놀고 집에 들어와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뒤에서 누군가 떠드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살짝 눈을 떠보니 귀신 2명이 책꽂이 위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무서워서 계속 자는 척을 했다. 그때 한 귀신이 "야, 쟤 몸 들어가고 싶지 않아?"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귀신이 "내가 먼저 들어가 볼게."라고 하더니 책꽂이 위에서 내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놀라 눈을 꼭 감고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나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귀신이 바로 앞까지 내려왔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나는 슬쩍 실눈을 떴고 내 눈앞에는 귀신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내려왔던 귀신의 소리가 들려왔다. "쟤 몸에 들어가면 안 돼." "왜?" "쟤 안 ..
무서운 이야기 - 고깃덩어리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는 같은 반의 M과 함께 쇼핑하러 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약속 시각이 5분 정도 지날 즈음 M이 왔습니다. "어디부터 갈까?" "우선 맥도날드에서 뭐라도 먹을래?" 그렇게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저기, 음식물 쓰레기 같은 냄새 나지 않아?" 나는 M에게 물었습니다. "그래? 나는 잘 모르겠는데…." M이 그렇게 말하자 나도 더 캐묻긴 그래서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자, 그럼 일단 맥도날드나 가자!" 그렇게 말하고 M은 먼저 걸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등을 돌린 M의 코트에 달린 후드가 조금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하얀 후드 앞쪽에 갈색의 얼룩이 져 있었습니다. "저기, 여기 더러워져 ..
무서운 이야기 - GP 경계선 GP 경계선에서 제가 겪은 실화입니다. GP는 민간인을 절대로 볼 수 없는 곳입니다. 가끔 이북 하는 미친놈들 빼고는 군인밖에 없죠. 한데 사건이 있던 그날, 제가 근무 중에 졸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어떤 소녀가 "아저씨 건빵 좀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여긴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얘야 아저씨는 건빵이 없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소녀는 "에이… 아저씨 주머니에 건빵 있는 거 아는데 뭘…."라고 말했고, 주머니를 뒤져보았더니 정말로 건빵이 있는 겁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소녀를 보려는 순간 꿈에서 깼고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가 이번엔 진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 저 봉봉 주세요"하는 겁니다. 이번에도 "얘야 아저씨는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