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나는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역에는 매일 아침, 통근 시간마다 역내에 앉아 뭔갈 중얼거리는 남자가 한 명 있다.
어느 날,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 남자 근처에 서서 그가 중얼거리는 걸 들어 보기로 했다.
그의 눈앞으로 조금 뚱뚱한 아줌마가 지나갔다.
그러자 남자는
"돼지."
라고 중얼거렸다.
'뭐야, 단순한 욕이었던 거야? 사람을 동물에 빗대고 있을 뿐이잖아….'
흥미를 잃은 내가 그에게서 멀어지려는 찰나, 남자는 앞을 지나가는 샐러리맨을 보고
"사람."
음, 확실히 엄청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긴 한데….
다른 날도, 심심풀이 삼아 그의 말을 엿들었다.
남자의 앞으로 깡마른 사람이 지나갔다. 그러자
"소."
소? 저렇게 야윈 사람을 보고…?
다음엔 아주 전형적으로 비만 체형인 남자가 지나갔다.
"야채."
야채? 돼지가 아니라?
나는 하루 종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한 가지 생각을 해냈다.
그는 어쩌면, 현생이 아닌 이전의 생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몇 번이나 남자를 관찰하는 사이 의문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확신을 품고 남자에게 달려가 지금까지 가져온 의문과 남자의 능력을 손에 넣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 청원했다.
남자는 잠시 동안 멍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이내 내 머리에 손을 댔다.
그 다음날부터 남자는 역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체 그 남자는 누구였을까라는 궁금증을 뒤로하고 남자의 능력을 손에 넣은 나는 능력을 사용해봤다.
한데 그 능력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 능력으로 알 수 있는 건 단 하나, 그 사람이 이전 식사에 뭘 먹었느냐 하는 것.
생각보다 너무나 시시한 능력임을 알게 된 나는 그만 웃어 버렸다.
남자의 말을 듣기 시작한 첫날 평범해 보이는 샐러리맨이 먹은 음식을 확인하자.